편의점에서 2,000원인 컵라면이 산 정상에서는 1만 원에 팔리기도 하고, 대형마트에서 파는 음료수보다 놀이공원에서 파는 음료수가 더 비싼 것을 쉽게 경험합니다. 이렇게 동일한 물건을 판매하는 생산자와 동일한 물건을 구매하는 소비자는 물건의 판매하는 위치에 따라 가격을 다르게 매기게 되는 것입니다.
오늘은 이와 관련된 경제학 용어인 수요와 공급의 탄력성에 대하여 알아보고자 합니다.
탄력성의 개념
탄력성이란 하나의 결정 변수의 변동에 따라 수요량이나 공급량이 얼마나 변하는 지를 나타내는 지표입니다. 여기서 “결정 변수”라는 것은 수요량이나 공급량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구체적인 요소, 흔히 “가격”이 들어갑니다. 만약 소비자가 어떤 물건이 꼭 필요하다면 결정 변수가 아무리 변화더라도 수요량이 크게 변하지 않을 것이고, 어떤 물건이 반드시 필요한 것이 아니라면 결정 변수가 변하면 수요량도 매우 쉽게 변할 것입니다.
여기서 결정변수가 가격일 때, 즉 가격에 대한 수요량 혹은 공급량의 탄력성을 “가격 탄력성”이라고 합니다. 이것은 가격의 변화에 따라 수요량이나 공급량이 얼마나 예민하게 반응하여 변화하는 지를 나타냅니다. 만약, 가격이 변동에 따라 수요량이나 공급량이 크게 변하면 탄력적이라고 하고 탄력성이 높다고 표현하고, 반대로 가격이 변하더라도 수요량이나 공급량이 크게 변화가 없으면 비탄력적이라고 탄력성이 낮다고 표현합니다.
수요의 가격 탄력성
명품 가방은 가격이 크게 올라도 우리 일상생활에 별로 영향이 없지만, 쌀, 휘발유의 가격이 크게 오르면 우리의 일상생활은 타격을 받습니다.
이와 같이 가격의 변화에 따른 수요량의 변화율을 수요의 가격 탄력성이라고 합니다.
- 수요의 가격 탄력성 = 수요량 변화율 / 가격 변화율
여기서 수요량 변화율이 가격 변화율보다 크면, 즉 수요의 가격 탄력성이 1보다 크면 탄력적이라고 하고, 수요량 변화율이 가격 변화율보다 작으면, 즉 가격 탄력성이 1보다 작으면 비탄력적이라고 합니다.
다음과 같이 수요의 가격 탄력성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요인이 있습니다.
- 밀접한 대체재가 많이 존재할수록 수요의 가격 탄력성이 높습니다. 예를 들어, 버터의 경우는 마가린이라는 대체재가 존재하기 때문에 버터의 가격이 오르면 버터 대신 마가린을 구입하는 수요가 늘어가 버터의 수요량은 쉽게 줄어들므로 버터는 가격탄력성이 높고, 휘발유는 대체재가 없기 때문에 가격이 올라도 소비자는 어쩔 수 없이 휘발유를 사용해야 하므로 수요량이 줄어들지 않아 휘발유의 가격탄력성은 낮습니다.
- 사치품은 필수품보다 수요의 가격 탄력성이 높습니다. 여기서 사치품은 사람이 살아가는 데 꼭 소비하지 않아도 되는 재화를 의미하고 필수품은 사람이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재화를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모피 코트는 사치품으로 가격이 올라가면 수요량도 줄어들지만, 쌀, 배추 등의 필수 식자재는 가격이 올라가도 어쩔 수 없이 소비해야 하므로 수요량이 줄어들지 않습니다.
수요의 가격 탄력성은 재화의 범위를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서 변합니다. 예를 들어, 아이스크림의 경우 마땅한 대체제가 없어 수요의 가격 탄력성이 낮다고 볼 수도 있으나, 만약 콘 아이스크림으로 재화의 범위를 더 줄여보면, 콘 아이스크림의 가격이 상승한다면 바 아이스크림이 대체재가 될 수 있으므로 가격 탄력성이 높아집니다. 따라서 재화의 범위를 좁게 할수록 수요의 가격 탄력성은 높아집니다.
또한 수요의 가격 탄력성은 시간의 단위를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서도 변합니다. 예를 들어, 휘발유는 필수재이기 때문에 탄력성이 낮습니다. 그러나 휘발유의 가격이 계속 오른다고 생각해서 사람들이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전기 자동차를 구매하게 된다면 장기적으로는 휘발유에 대한 가격 탄력성은 높아집니다.
공급의 가격 탄력성
가격의 변화에 따른 공급량의 변화율을 공급의 가격 탄력성이라고 합니다.
- 공급의 가격 탄력성 = 공급량 변화율 / 가격 변화율
여기서 공급량 변화율이 가격 변화율보다 크면, 즉 공급의 가격 탄력성이 1보다 크면 탄력적이라고 하고, 공급량 변화율이 가격 변화율보다 작으면, 즉 가격 탄력성이 1보다 작으면 비탄력적이라고 합니다.
생산의 유연성이 높으면 공급의 가격 탄력성이 높습니다. 즉 어떤 재화의 공급량을 늘리거나 줄이는 것이 자유로울수록 더 탄력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옷이나 볼펜 같은 공산품은 생산량을 조절하기가 비교적 자유로워 공급의 가격 탄력성이 탄력적인 재화인 반면, 쌀이나 배추, 소고기 등의 농축산물이나 철, 구리, 석유와 같은 원자재는 상황에 따라 공급량을 조절하기가 어려워 공급의 가격 탄력성이 비탄력적인 재화입니다.
그런데, 공급의 가격 탄력성이 큰 농축산물이나, 원자재 같은 제품들 중에 서민 경제에 직결되는 생필품에 해당하는 제품들은 수요보다 공급이 적을 경우 가격이 폭등할 수도 있습니다. 특히, 석유나 배추 같은 제품들은 공급의 가격 탄력성도 작고 수요의 가격 탄력성도 작은 재화에 해당되서 가격이 오른다고 수요량이 줄지도 않고 공급량을 쉽게 늘일 수도 없습니다. 그래서 정부는 이런 제품에 대해서는 수요 및 공급량과 함께 가격을 모니터링하여 수요 공급을 직접 관리하기도 합니다.
수요의 소득 탄력성
결정 변수가 가격이 아닌 다른 변수에 의해서도 수요의 탄력성을 정의할 수 있습니다.
소비자의 소득 수준에 따라 수요와 공급의 탄력성을 정의할 수 있는데, 수요의 소득 탄력성은 소득이 증가하거나 감소할 때 그에 따른 수요량이 얼마나 변화하는지를 알려줍니다. 즉, 소득 변화의 비율로 수요량의 변화의 비율을 나눈 몫을 수요의 소득 탄력성이라고 합니다.
소득이 1% 증가하였을 때 수요는 몇 % 증가하는가를 수치로 나타낸 것으로 소득 탄성치라고도 합니다.
만약 모든 재화의 수요량이 소득과 동일한 비율로 증가한다면 모든 재화의 소득탄력성은 1이 되겠지만, ‘엥겔의 법칙’에서 알 수 있듯이 소득의 증감에 따라 특정 재화의 수요량이 다른 비율로 증감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 엥겔의 법칙 : 소득이 증가함에 따라 총지출 중 식비가 차지하는 비율은 적어진다는 법칙
엥겔의 법칙은 식비가 소득탄력성이 1보다 작다는 것을 의미합니다.